제가 시골에 살 때 집에서 보통 3-4마리의 개를 키웠습니다.

아버지가 개를 좋아하셨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영향 때문인지 저도 짐승 중에 개를 가장 좋아합니다.

특히 어렸을 때 검은 색(흑구)의 진돗개를 키웠기에

저는 지금도 어렸을 때 키웠던 그 검은 색 진돗개를 키우고 싶어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진돗개를 키우다보니 제 나름대로 좋은 진돗개와

그렇지 않은 진돗개를 구별해 내는 식별력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옛 어른들은 좋은 진돗개는 맛과 멋이 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지 못했으나

개를 키워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우선 진돗개는 진돗개 고유한 품종으로서의 맛이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멋이 있어도 진돗개다운 맛이 안 나면

그것은 순종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멋도 있어야 합니다.

진돗개로서 맛이 있지만 나름대로 누가 보아도 멋지다고

보여져야하는 한국의 토속적인 그 멋입니다.

이 맛과 멋이 어우러질 때 좋은 진돗개라고 합니다.

사람에게도 이 맛과 멋이 있습니다.

맛만 추구하면 멋을 잃게 되고,

반대로 멋만 추구하게 되면 맛을 잃게 됩니다.

맛이라 함은 성도다움이라고 할 수 있겠고,

멋이라 함은 어디서 누가 봐도 느낄 수 있는 품위(인품)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해 말 LA에서 누나를 만났습니다.

 제가 병원에 가면서 간단한 진 바지 차림으로 나가자

 ‘한국에서는 그런 진바지를 입고 다니는 목회자는 없다.

옷 바꿔 입고 나가라’고 정색을 하며 말했습니다.

 제가 볼 때는 깨끗하게 빨아 입었으니 나름대로 맛도 있고,

그렇다고 목회자로서 품위를 잃고 다니는 것이 아니니

나름 멋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누나의 눈에는 멋이 없어 보였던 것 같습니다.

최근 한국 공항에서 명품 가방 등을 가지고 들어오는 여행객들의

물품 조사가 심하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샤넬 가방 하나가 천만 원씩 한다고 합니다.

이런 고가 사치품들이 사람들을 유혹합니다.

그런 것을 보면서 세상이 생각하는 멋의 상한선은 어디일까

생각해 봅니다.

비싸기만 하다고 다 멋은 아닐텐데,

멋과 사치는 구별할 줄 알아야 되는데,

명품 인생과 사치 인생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하는데....

눈에 보이는 것만이 멋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매한 인격도 멋이 있습니다.

꾸준한 실력도, 효도도, 남을 향한 선행도 멋이 있습니다.

한 사람이라도 적을 만들지 않고 곱게 늙어가는 것도 멋입니다.

일생을 살아가면서 어떤 환경에도 변치 않는

우정(사랑)도 멋이 있습니다.

맛도 그렇습니다.

비싼 것에만 맛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값싸 보이는 소금도 나름 맛이 있고, 물에도 물맛이 있습니다.

심지어 아무 생각 없이 마시는 공기에도 맛이 있습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매일의 삶속에서 주님으로 인해 행복을 느낀다면,

매일 한번이라도 감사를 느낀다면,

매일 한 번이라도 박장대소하며 웃을 수 있다면

거기에 살맛이 있습니다.

중앙 가족 여러분!

우리 크리스챤들 만 이라도 사치품으로 장식하며 사는

맛과 멋이 아니라 주님이 주신 인생의 맛과 멋을 알고 살아가는

자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진정한 맛과 멋이 깃들여진 성도님들의 모습이 향기롭습니다.

그 향기가 이 글을 읽는 나부터 시작하여

바이러스처럼 사람들의 가슴 속으로 은은히 퍼졌으면 합니다.

                                                                           2012년 1월 22일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