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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 때의 식목일을 떠올리며
담임 목사 2014-04-12 04:05:00 142



                                                       (집 앞 8년 생 떡갈나무)




초등학교 1학년 때의 식목일을 떠올리며 

 

 

한국에서는 45일이 식목일입니다.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로 기억됩니다.  

식목일을 맞아 학교 수업 시간에 학교 앞 길에  

가로수로 포플러 나무를 심었습니다.  

아마도 당시에 가로수로 포플러 나무가  

국가적으로 장려되었던 것 같습니다.  

포플러 나무는 뿌리 없이 가지만 꺾어 심어도  

거기서 뿌리가 나와 자라는 나무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땅을 파고 우리 반에 할당된 나무를 열심히 심었습니다.  

심기를 다 마친 후 선생님께서  

나무 심기를 하는 동안 가장 열심히 심었던 학생에게  

나무(묘목) 한 그루를 주겠다면서 제 이름을 불렀습니다.  

어린 나이였지만 선생님께 인정받았다는 생각과  

또 나무를 한그루 가진다는 생각에 참으로 기분이 좋았습니다.  

선생님이 준 포플러 나무 한 그루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실은 중간에 버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집에 가면 온 사방이 다 나무인데  

무슨 나무가 더 필요할까 하는 생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선생님께서 일을 열심히 한 학생에게 준 상이라고  

부모님께 자랑하고 싶어서 버리지 않고  

나무를 마치 회초리 다루듯이 이곳 저곳을 치면서  

집에까지 가지고 왔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께 자초지종을 설명했더니  

아버지는 그 나무를 대문 앞쪽에 심었습니다.  

그런데 이 포플러 나무의 특징은  

잘 자랄 뿐만 아니라 곧게 일자로 자란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나무가 저의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학창시절을 함께 하며 자라났습니다.  

제가 서울로 공부하러 올 때는 약 15m 높이로 자랐습니다.  

방학이 되어 집에 갈 때마다  

그 나무를 보면서 얼마나 흐뭇하고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군대를 다녀온 후 아버지 성묫길에 또 그 나무를 보았습니다.  

그 나무를 보면서 나무야, 나도 너처럼 곧게 바르게 자라볼게하고  

혼잣말로 약속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 온 후 어느 날 시골집을 방문하니 나무가 없었습니다.  

나무가 있던 자리는 하니 비어있었는데  

마치 내 마음이 하니 뚫린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 나무에 얽힌 나의 추억을 알 리가 없는,  

그곳에 사는 사촌 형님이 그 나무가 집 앞을 가린다고 잘라버렸답니다.  

얼마나 서운했는지 모릅니다.  

내 추억의 일기장을 잃어버린 느낌이 들어  

한동안 그 텅 빈 공간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지었습니다. 

  

그 이후 나는 미국에 살면서 내 집을 가져보지 않았기에  

집 마당에 나무를 심을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엘파소에 와서 처음 내 집 같은 사택을 갖게 되고,  

사택 앞마당의 오래된 나무가 쓰러진 후  

Oak tree(떡갈나무)와 이름 모를 나무(?)를 심은 지 7-8년 되었습니다.  

떡갈 나무는 20불 정도짜리 손가락 굵기의 가느다란 나무를 사다 심었는데  지금은 약 7m이상의 나무로 자랐습니다 

그 나무를 볼 때 마다 어렸을 때 심었던 포플러 나무가 기억됩니다.  

그리고 또 다시 그 나무에 나의 추억을 담아봅니다.  

그 나뭇가지가 무성하게 자라는 것처럼  

나도 가지마다 엘파소의 추억을 담고,  

성도님들과의 신앙적 희노애락을 담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또 누군가에 의해서 잘리게 될 날이 있을 줄을 알면서도.  

그 이별이 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오늘도 나는 그 나무에 나의 추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2014년 4월 13일 칼럼




(이름이 잘 떠오르지 않지만 이 나무들도 8년이 되었습니다.
 너무 키가 커서 한차례 위를 잘라주었는데도 또 자라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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